군대 성희롱 발언 : "농담이었다"는 해명이 통하지 않는 이유
성희롱은 행위자의 의도가 아니라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평균적인 사람의 관점에서 판단합니다. 대법원은 성적 동기나 의도가 없어도 성립할 수 있고, 형사에서 무죄가 나와도 징계사유를 부정할 것은 아니라고 보고 있습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제도 설명을 위한 것으로, 구체적 사건의 결과는 사실관계와 증거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 본문의 법령·판례는 2026년 8월 기준입니다.
여군·여군무원이 늘면서 부대 내 발언 문제로 성고충심의위원회나 징계위원회에 회부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당사자는 대부분 “그런 뜻이 아니었다”, “친해서 한 농담이었다”, “다들 웃고 즐기는 분위기였다”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법원이 성희롱을 판단하는 기준은 그 지점에 있지 않습니다. 이 글에서 대법원이 제시한 기준과 군 절차를 정리합니다.
성희롱이란 무엇인지 설명드립니다.
「양성평등기본법」 제3조 제2호는 성희롱을 다음 두 가지로 정의합니다.
가목: 지위를 이용하거나 업무 등과 관련하여 성적 언동 또는 성적 요구 등으로 상대방에게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행위
나목: 상대방이 성적 언동 또는 성적 요구에 따르지 않는다는 이유로 불이익을 주거나, 그에 따르는 것을 조건으로 이익 공여의 의사표시를 하는 행위
군은 국가기관이므로 이 정의가 그대로 적용되고, 「국가인권위원회법」 제2조 제3호 라목도 같은 취지의 정의를 두고 있습니다. 또한 같은 법 제31조는 국가기관의 장에게 예방교육 실시, 자체 예방지침 마련, 사건 발생 시 재발방지대책 수립·시행 의무를 부과합니다(2025년 10월 1일 개정으로 소관 부처 명칭이 성평등가족부로 변경되었습니다).
기준1 : 의도가 없어도 성립할 수 있습니다
가장 많이 하는 오해입니다. 대법원은 성희롱이 성립하기 위해 행위자에게 반드시 성적 동기나 의도가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판단해 왔습니다(대법원 2008. 7. 10. 선고 2007두22498 판결, 대법원 2018. 4. 12. 선고 2017두74702 판결 등).
다만 무제한적으로 인정되는 것은 아니고, 다음 사정을 종합해 상대방이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꼈다고 인정되어야 합니다.
당사자의 관계(계급·지휘관계 포함)
행위가 이뤄진 장소와 상황
상대방의 명시적 또는 추정적 반응
행위의 내용과 정도
일회적·단기간인지, 계속적인지
군에서는 계급과 지휘관계가 있어 상대방이 즉시 불쾌감을 표시하기 어렵다는 점이 고려될 수 있습니다. “그 자리에서 웃었다”, “싫다고 하지 않았다”, “하지 말라고 했으면 안했을 것이다”라는 변명이 곧 면책이 되지 않는 이유입니다.
기준2 : 판단 관점은 ‘피해자와 같은 처지의 평균인’
대법원은 성적 언동을 “사회공동체의 건전한 상식과 관행에 비추어 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할 수 있는 행위”로 봅니다. 사회 일반의 평균인이 아니라 피해자와 같은 처지에 있는 사람을 기준으로 삼는다는 점이 핵심입니다.
여기에 더해 대법원 2017두74702 판결은 법원이 성희롱 사건을 심리할 때 ‘성인지 감수성’을 잃지 않아야 한다고 판시했습니다(양성평등기본법 제5조 제1항 참조). 피해자가 2차 피해에 대한 불안으로 즉시 신고하지 못하거나 진술에 소극적인 경우가 적지 않으므로 그런 사정을 고려하지 않고 진술의 증명력을 가볍게 배척해서는 안 된다는 취지입니다.
기준3 : 직접 말하지 않아도 성희롱이 될 수 있습니다
부대 단톡방이나 동료들 사이의 뒷담화도 문제됩니다. 대법원은 동료 여성을 성적 대상으로 하는 발언을 다른 동료들에게 적극적으로 유포해 적대적이고 위협적인 근무환경을 조성한 행위를 성희롱으로 판단한 바 있습니다(대법원 2021. 9. 16. 선고 2021다219529 판결). 즉 피해자에게 직접 굴욕감을 준 경우뿐 아니라, 다른 사람이나 매체를 통해 전파하는 간접적인 방법으로 그러한 환경을 만든 경우도 포함됩니다.
“본인 앞에서 말한 게 아니다”라는 해명이 통하지 않는 근거입니다. 발언이 단톡방·SNS를 통해 이뤄졌다면 부대 사진·SNS 보안 문제와 별개로 성희롱 문제가 함께 검토됩니다.
기준4 : 형사에서 무죄여도 징계는 가능합니다
실무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입니다. 대법원 2017두74702 판결은 민사·행정책임과 형사책임은 지도이념, 증명책임, 증명의 정도가 다르므로, 성희롱 관련 형사재판에서 무죄가 선고되었다는 사정만으로 행정소송에서 징계사유의 존재를 부정할 것은 아니라고 판시했습니다.
형사는 합리적 의심을 배제할 정도의 증명을 요구하지만, 징계처분의 적법성이 다퉈지는 행정소송에서는 고도의 개연성 정도의 증명이면 충분하다고 봅니다. 그래서 “무혐의를 받았으니 징계도 끝났다”라는 기대는 어긋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반대로 징계에 다투려면 형사와 별도의 대응이 필요하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성희롱 신고 발언이 형사처벌로 이어지나요?
성희롱 그 자체를 직접 처벌하는 형벌 규정은 없지만, 발언의 내용과 방식에 따라 다음이 문제될 수 있습니다.
모욕죄·명예훼손죄 : 공연히 모욕하거나 사실·허위사실을 적시한 경우. 상대가 상관이면 군형법상 상관모욕죄가 적용될 수 있습니다.
통신매체이용음란죄(통매음) : 성적 수치심을 일으키는 말·글을 전화·카카오톡 등으로 전달한 경우 성폭력처벌법 위반이 문제됩니다.
신체 접촉이 있었다면 강제추행 등 군형법 제15장 성범죄로 넘어갑니다.
군에서의 절차 : 성고충위에서 징계·신분까지
군 내부에서는 대체로 다음 순서로 진행됩니다.
신고 접수와 피해자 보호조치(분리·전출 등)
징계위원회 회부(성폭력등 사건은 정당한 이유가 없는 한 징계의결 요구)
중징계 시 현역복무부적합심사 회부 가능
성희롱이 인정되면 통상 정직 이상의 중징계가 검토되며, 이는 간부의 경우 신분 문제로 직결됩니다. 절차 전반은 군 징계 절차 총정리를 참고하세요.
조사·심의를 앞두고 있다면
감정적 해명보다 사실관계 정리가 먼저입니다. 언제, 어떤 자리에서, 어떤 말이 오갔는지 시간순으로 정리합니다.
“진지한 것이 아니었고 농담이었다”는 진술은 행위 자체를 인정하는 진술이 될 수 있습니다. 방향을 정하고 진술해야 합니다.
피해자에게 직접 연락하지 않습니다. 2차 가해나 회유로 평가될 수 있어 상황이 악화됩니다.
형사와 징계를 따로 준비합니다. 앞서 본 것처럼 결론이 다를 수 있습니다.
조사 단계 유의점은 군 징계·수사 조사를 앞두고 절대 하면 안 되는 것에서 자세히 다뤘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FAQ)
Q. 성적인 의도가 없었는데도 성희롱이 되나요? 됩니다. 대법원은 성희롱 성립에 반드시 성적 동기나 의도가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대법원 2008. 7. 10. 선고 2007두22498 판결, 2018. 4. 12. 선고 2017두74702 판결). 다만 당사자 관계, 장소·상황, 상대방 반응, 내용과 정도, 반복성 등을 종합해 판단합니다.
Q. 상대가 그 자리에서 웃었는데도 성희롱인가요? 그 사정만으로 면책되지 않습니다. 계급·지휘관계에서 즉시 불쾌감을 표시하기 어려운 사정이 고려될 수 있고, 대법원은 2차 피해 우려로 즉시 문제 삼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고 판시했습니다.
Q. 본인 앞에서 한 말이 아니라 단톡방에서 한 말인데도 문제되나요? 문제될 수 있습니다. 대법원은 동료 여성을 성적 대상으로 하는 발언을 다른 동료들에게 유포해 적대적 근무환경을 조성한 행위를 직장내 성희롱으로 보았습니다(대법원 2021. 9. 16. 선고 2021다219529 판결).
Q. 형사에서 무혐의나 무죄를 받으면 징계도 없어지나요? 아닙니다. 대법원은 형사재판에서 무죄가 선고되었다는 사정만으로 행정소송에서 징계사유의 존재를 부정할 것은 아니라고 판시했습니다. 증명책임과 증명의 정도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Q. 성희롱은 형사처벌 대상인가요? 성희롱 자체를 처벌하는 형벌 규정은 없지만, 발언 내용·방식에 따라 모욕죄, 명예훼손죄, 상관모욕죄, 통신매체이용음란죄 등이 문제될 수 있고, 신체 접촉이 있으면 강제추행이 적용될 수 있습니다.
Q. 군에서 성희롱이 인정되면 징계 수위는 어느 정도인가요? 성폭력등 사건은 정당한 이유가 없는 한 징계의결이 요구되고, 성희롱이 인정되면 통상 정직 이상의 중징계가 검토됩니다. 중징계는 현역복무부적합심사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정리
성희롱은 의도가 아니라 상대방과 같은 처지의 평균인 관점에서 판단되고, 직접 말하지 않고 유포한 경우도 성립할 수 있으며, 형사에서 무죄여도 징계사유는 남을 수 있습니다. 군에서는 여기에 성고충심의위원회와 징계, 신분 문제까지 이어집니다. 조사나 심의를 앞두고 있다면 해명보다 사실관계 정리가 먼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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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는 이렇게 돕습니다
성희롱 사건은 판단 기준을 정확히 이해하고 대응해야 합니다. 군법무관 출신 형사법 전문변호사로서 다음을 함께합니다.
사실관계 정리 : 발언 경위와 맥락을 시간순으로 구성합니다.
심의·진술 대응 : 성고충심의위원회와 징계위원회 진술 방향을 준비합니다.
형사·징계 병행 대응 : 결론이 달라질 수 있는 두 절차를 나눠 준비합니다.
징계 불복 : 항고·행정소송을 대리합니다.
신분 방어 : 중징계에 따른 현역복무부적합심사에 대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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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이성열 대표변호사 — 서울대학교 경제학부 및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을 졸업한 대한변호사협회 등록 형사법 전문변호사입니다. 육군·국직 부대에서 군법무관으로 복무하며 군 징계 실무를 직접 담당했고, 군사경찰·군검찰 수사에 협조한 경험과 성고충심의위원회·징계위원회 위원으로 참여한 경험이 있습니다. 현재 LSY 법률사무소에서 군형사·군인징계·군사법 사건을 담당합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법령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것이며, 개별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구체적 사안은 사실관계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